미야쟈키하야오 감독의 붉은 돼지.
[줄거리] - 출처 : 위키피디아
극중에서 주인공은 "포르코 롯소(Porco Rosso, 붉은 돼지)"[2] 라고 불리지만, 그의 본명은 마르코 파곳(Marco Pagot)이다. 제 1차 세계 대전 당시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던 그는 전쟁에 회의를 느끼고 스스로 돼지가 되었다.[3] 그는 비행정을 조종하며 아드리아해 일대의 공적(空賊, 비행기 해적)을 소탕하는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는 가장 친한 사람인 지나(호텔 아드리아노의 여주인)뿐이다. 어느 날, 고장난 비행정을 수리하기 위해 밀라노를 향하던 포르코는 커티스라는 미국인 비행사의 공격[4] 으로 비행정이 완전히 망가져서 단골 공장이었던 피콜로사에 비행기 수리를 맡기게 되었고, 공장주의 손녀인 기술주임 "피오"를 만나게 된다. 여자가 비행기를 수리하는 것을 마뜩찮아 하던 포르코는 그녀의 적극적인 성격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고, 곧 수리가 완료되어 자신의 아지트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아지트에는 공적 연합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곳에서 포르코는 커티스와 내기를 하게 된다. 포르코가 이긴다면 커티스가 비행기 수리비와 기타비용을 갚아주고, 커티스가 이긴다면 피오와 결혼을 하기로 한 것이다. 시합 당일, 두 사람은 격렬한 공중전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긴 시간동안 격렬하게 싸우던 그들은 기관총 고장으로 인해 투석전(?)을 벌이며 착륙하고, 결국은 권투경기를 벌이게 된다. 승자는 포르코가 되었고, 포르코는 공적들을 소탕하기 위해 이탈리아 공군이 출동한 사실을 알리러 온 지나에게 피오를 맡긴다.
아무 생각 없이 보면 그냥 재미있는 만화일뿐이다. 아이들과도 같이 볼수 있고, 전혀 불편한 것도 없다. 다만 다른 등장인물은 사람인데, 주인공만 돼지인데 아이러니하다. 그 반대였으면 오히려 더 지금의 만화적 감성에 충실했을텐데 말이다. 이유없이 인간이 인간을 죽여야만 하는 전쟁에서 회의를 느꼇다는 건 비판적 사고를 통해 당시 시대가 정상이 아니라는는 것은 깨우쳤다는 의미이고, 오히려 그런 사람이 다른이들에게 바보처럼 보였다는 의미라고 생각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대해 많은 썰을 풀어 놓았지만, 엔딩장면에서 나오는 이 노래는 40이 넘은 나에게 아주 큰 감명을 준다. 그냥 애니메이션의 엔딩곡이라 하기엔 너무 값어치가 높다.
꼭 한번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아주 가끔은 옛날 이야기를>
가끔은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
익숙한 단골 가게
마로니에 가로수가 창가에 보였던.
커피 한잔의 하루
보이지 않는 내일을 무작정 찾으며
누구나 희망을 걸었었지.
흔들리는 시대의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몸으로 시대를 느꼇었지.
그랬었지.
길가에서 잔적도 있었지.
갈곳없는 모두와 함께
돈이 없어도 어떻게든 살수 있었던
가난함이 오늘을 버티게 했지.
작은 하숙집에 몇명이고 몰려들어
아침까지 떠들다 잠들었지.
푹풍처럼 매일매일 타올랐었지.
숨이 벅차도록 달렸어.
그랬었지.
한장남은 사진을 보지 않겠어?
수염투성이 남자는 당신이야.
어디 있는지 지금은 모르겠어.
친구는 몇명인가 있었지만,
그 시절의 모든게 덧없는 것이었다고
아무도 말할 수 없지.
지금도 여전히 다 하지 못한 꿈을 그리며
계속 달려 나가고 있어.
어딘가에서
이 영상에 달려 있는 댓글 첫머리에 달려 있는 설명을 보면 이해가 더 잘 될것이다.
<댓글 - 작성자 : Phalanx >
현재 대부분 노년이 되어버린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들은 대부분 태평양전쟁의 막바지, 혹은 전후에 태어난 세대로, 굉장히 복잡한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은 세대입니다. 전범국가로서 다른 나라와 다른 비정상적인 체제의 모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경제, 비정상적인 사회체제 하의 폭발적 경제성장이 가져오는 또다른 부조리들, 그렇지만 그 경제성장의 수혜를 받아 대학에 진학, 대학에서 접하기 시작하는 사회주의 이상향에 대한 이론들, 그리고 그 이론을 실천하려는 행동주의자들, 대학을 점령하고 강당을 불태우고, 자취방과 싸구려 술집에서 격렬한 논쟁과 주먹다짐을 벌이고, 밤새워 플래카드를 쓰고, 포스터를 그리고, 비밀리에 인쇄물을 찍어내고, 국가와 사회의 부조리를 제거해야 한다고 안전모를 쓰고 마스크를 쓰고 격렬하게 외쳐대지만, 3~4년이 지난 뒤 다들 대기업의 직원들이 되어 사라져가는 선배와 동료들. 다들 입으로만 하던 얘기였냐고 씩씩대 보았지만 결국 남은 자신은 그 대열에 끼지 못한 사람이었을 뿐...그런 사람들 중 내일의 죠같은 애니에 열광하던 일부가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일이 애니메이터였지요. 그래서 그 양반들이 본격적인 제작의 주역이 되기 시작한 80~90년대 일본 애니들에서 명작들이 그렇게 많은 겁니다. 물론 온전히 스스로의 노력이나 수련에 의한 것이 아니었지만, 아주 어린시절부터 그들 내면에 자리잡은 지독하게 복잡하고 꼬이고 모순적이었던 일본 사회의 복잡다단성은 결국 그들을 통해 그 명작들로 표출되죠. 그들이 은퇴하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의 질적 수준이(작화가 아니라 스토리나 구성) 급락하기 시작한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죠.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런 세대들 중에서 형님뻘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이 영감님은 전공투 세대는 아니었고, 흔히들 얘기하듯이 사회주의자도 아니었고 오히려 이쪽 저쪽에서도 다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자유주의자에 가까웠지만 (그래서 오시이 마모루같은 후배들에게 자주 까입니다.) 일본 사회의 복잡다단성에 기반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죠. 붉은 돼지의 대표적인 OST인 이 노래의 가사도, 이 애니메이션의 마지막에 나오는 에필로그 스케치도 다 그런 배경을 깔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미쳤었고, 열정을 쏟았고, 그래서 낭만이 있었던 시절들.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던, 내가 돼지가 아니라 인간이었던 시절들에 대한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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