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라나는 시간을 쭈욱 관찰해보면, 초등학교 3학년(2~4학년)을 즈음하여 생각과 인식의 폭이 늘어난다. 제법 생각도 하고, 대화도 되는 것이 아이가 많이 컷다는 생각이 들때다.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고, 공원에서 자전거, 씽씽카 타는게 전부라면 3학년 즈음하여, 개인으로서 인정/존중받고 싶어하고, 자기 주장도 논리적으로 강력해지면서, 고집도 세진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하고, 같이 걷고, 같이 먹고, 같이 땀흘리고, 같이 얘기하는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는 건 다 아는 얘기지만, 시간이 충분해도 마음으로 잘 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자식마음이 내마음 같지 않고, 내마음이 자식마음 같지 않다. 서로의 논리가 대립할때 더욱 침착하고 친절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해 줘야 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정성을 들여야 하는게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머리가 다 커 버린어른도 본인 생각과 맞지 않으면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려 하는데, 애들인들 오죽하랴. 지적능력이 성숙하지 않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대해보지 않아서 평소 봐왔던 부모나 주변 어른들의 모습을 비교하며 이해하려 한다. 늘 이상과 현실은 다른 거처럼 가르침과 행함은 다를 때가 많아, 아이들이 그런 부분을 지적하면, 논리적으로 설득하는게 쉽지 않을때도 있다. "아빠는 그러면서 왜 나는 안돼?"
아이는 아이로 바라봐야 한다. 부하직원 대하듯 한번 설명해주면 다 이해하고, 가르침(?)을 따라오려 노력하지 않는다. 아이라서 잊어먹기도 하고, 이해한다 해도 실제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이해해도 고쳐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럴때 부모나 어른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심지어 아이에게 화내거나, 매를 들기도 하는데,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이를 단순히 가르치거나, 바로잡아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아이니깐 그냥 그러하다 라고 생각하자.
그것이 아이로 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이와의 관계를 원만히 하는 가장 좋은 일이다. 아이가 좋지 않은 버릇이나, 습관이 있다고 혼내거나 질책하거나, 매를 든다고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 자녀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지 모르나, 이것은 경험을 통해 얻은 진리와 같은 사실이다. 매를 통해 잠깐은 고쳐질수 있으나, 다른 부작용이 너무 많다.
매를 들지 않고, 아이와 좋은 관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첫째이다. 그래야 아이가 행동을 변화시키도록 할 영향력을 가질수 있다. 둘째는 아이로 하여금 상황에 대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기술을 가지도록 계속 유도해야 한다. 교육이나,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지만, 이정도면 아이와 친밀감을 유지한채, 부모의 상식에서 동떨어지지 않은 아이로 키울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많이 대화하려 애쓰고, 아이가 힘들어 하거나, 거부하면 친밀감을 유지하면서 같이 하도록 해보자. 아이입장에서 엄마나 아빠랑 같이 무언가를 하는 것은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같이 해보기
하나더 추가하자면 농담이다. 아이들에게 농담을 자주하면 아이들도 농담을 잘 하게 된다.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제처럼 사람과 사람간 마찰도 줄고 그 만큼 웃을 일도 많아 질 것이고, 티비에서 개그프로를 볼때도 친밀감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줄 것이다. 웃음 코드가 다르면 친밀감보다 거리감을 느끼기 쉽다. 영어로 나오는 토크쑈를 보면서 사람들이 웃을때 혼자 왜웃지?라고 한다면 상황이 쉽게 이해가 갈것이다.
'주부아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건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 식사문화 (0) | 2021.01.14 |
---|---|
주부로서 가장 힘들때 (0) | 2021.01.09 |